갑자기 특별한 이유 없이 숨쉬기가 힘들고 등 쪽이나 가슴에 칼로 찔린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기흉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별다른 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회복되기도 하지만 재발률이 높고 갑자기 더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증상이 있었다면 자연 회복되었더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치료와 함께 재발 시 행동 요령을 미리 준비할 것을 권장합니다.
기흉의 개념
기흉은 폐에 구멍이 생겨 빠져나간 공기가 늑막강에 채워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기흉은 젊고 마른 남성에서 좀 더 자주 발생합니다. 기흉의 대표적인 증상은 흉통과 호흡곤란입니다. 폐 질환이 없는 젊은 환자는 대체로 호흡곤란 증상은 없고 흉통 증상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흉으로 인한 흉통은 처음에는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시작해서 점차 둔탁하지만 지속되는 통증으로 변합니다. 대부분 24시간 내에 좋아지지만 그렇게 되지 않고 기흉이 점점 더 심해지면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고 청색증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기존 폐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기흉으로 인한 호흡곤란 증상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흉의 구조적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폐의 구조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폐는 심장을 사이에 두고 좌우에 하나씩 있습니다. 왼쪽은 두 개의 엽으로 오른쪽은 3개의 엽으로 구분됩니다. 우리가 들이마신 공기는 기도를 내려가 두 개의 관을 만나는데 이것이 바로 기관지입니다. 폐와 연결된 기관지는 끝으로 갈수록 나뭇가지처럼 가늘어지고 끝에는 공기주머니인 폐포가 위치합니다. 이 폐포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교환됩니다. 이러한 폐는 흉막이라는 두 겹의 얇은 막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두 흉막 사이의 공간이 흉막강이며 흉막강 사이에 있는 흉막액은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폐포 등에 구멍이 생겨서 새어 나온 공기가 흉막강 안에 채워지면 그 공기의 압력 때문에 폐가 수축하면서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 기흉입니다.
기흉의 종류
기흉은 크게 자연 기흉과 외상성 기흉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자연 기흉은 다시 일차성 자연 기흉과 이차성 자연 기흉으로 구분됩니다. 일차성 자연 기흉은 젊고 장신의 마른 남자에게 자주 발생합니다. 일차성 자연 기흉은 폐의 윗부분의 폐포가 터지는 형태가 많고 흡연과 관련이 높다는 연구도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차성 자연 기흉은 주로 고령자에게 발생하며 기존에 폐 질환이 있는 경우에 주로 발생합니다. 외상성 기흉은 외부로부터의 상처로 인해 발생하는 기흉입니다. 교통사고, 낙상, 총상, 날카로운 물체에 의한 가슴 관통 등에 의해 폐가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기흉입니다. 그 외에 긴장성 기흉과 월경과 관련된 기흉도 있습니다. 긴장성 기흉은 숨을 들이쉴 때는 공기가 흉강 속으로 유입되지만 숨을 내쉴 때는 흉강 속의 공기가 나오지 못하면서 흉강의 압력이 계속 높아지는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 기흉이 발생하여 폐가 찌그러지면서 수축하면 폐에 발생한 구멍도 막혀 흉강으로 더 이상 공기가 유입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긴장성 기흉처럼 계속해서 흉강의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드문 경우입니다. 이러한 긴장성 기흉의 경우 폐가 완전히 쪼그라들고 심장과 반대쪽 폐까지 압박을 받게 되면서 호흡 곤란과 청색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여 생명을 잃을 수 있으므로 응급조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월경성 기흉은 월경과 관련된 신체 변화로 인하여 발생하는 드문 형태의 자연 기흉입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월경 시작 후 72시간 내에 발생하고 경구 피임약에 의해 배란이 일어나지 않으면 발생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부분 우측에서 발생합니다.
기흉의 치료법
기흉 치료의 목표는 우선 흉강으로 유입된 공기를 제거하여 폐가 다시 팽창되도록 유도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기흉의 양이 적고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자연 지유를 기다리거나 산소를 투여하여 폐의 구멍이 폐쇄되기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기흉이 크고 통증이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심하면 흉강천자나 흉관 삽입으로 공기를 빼내는 치료를 할 수도 있습니다. 흉강천자는 바늘을 삽입하여 그리고 흉관삽입술은 튜브를 삽입하여 공기를 뽑아내는 방법입니다. 흉관삽입술은 흉강천자에 비해 지속적으로 공기를 밖으로 빼낼 수 있고 다른 장치와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흉관삽입술 후에도 공기가 계속 폐로 유입되면 화학적 흉막유찰술을 시행합니다. 화학적 흉막유찰술은 약품을 투여하여 공기가 새는 부위에 염증을 발생시켜 공기가 새는 부위를 막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치료법이 있지만 기흉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폐로 공기가 유입되는 기간이 너무 길어져서 흉관삽입술만으로는 대응하기 힘든 경우, 양쪽 폐에 기흉이 발생한 경우, 재발이 너무 잦은 경우 등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수술적 치료 방법에는 폐기포 절제술과 기계적 흉막유착술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절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보존적 치료에 비해 재발의 가능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