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은 한 번 나빠지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침묵의 장기라고도 불리는 신장은 90% 가까이 기능이 저하되어도 별다른 외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신장 관련 질병을 초기에 발견하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소변 등의 관련 증상을 통해서라도 조금이라도 더 일찍 신장 관련 질병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신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만성신부전의 개요
만성신부전은 신장의 기능이 손상된 후 원래의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 채 신장의 기능 감소 상태가 계속 진행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신장 기능의 감소나 신장 손상이 지속되면 만성 신부전이라고 판단합니다. 신장과 콩팥은 같은 말입니다. 신장이 콩이나 팥과 외관이 비슷해서 콩팥이라고도 불리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만성 신장병(chronic renal failure)과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은 같은 질병명입니다.
이러한 신장은 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주된 역할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역할은, 노폐물, 대사산물, 단백질의 최종 분해 산물 등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배설 기능입니다. 두 번째 역할은 수분량과 산성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생체 항상성 유지 기능입니다. 세 번째 역할은 혈압 유지, 적혈구 생성과 빈혈 교정 및 칼슘과 인 대사에 중요한 여러 가지 호르몬을 생산하는 내분비 기능입니다.
2019년 대한민국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성인 중 10명 중 1명은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습니다. 만성신부전은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될 수 있고 말기 신부전 상태로 진행되면 투석이나 이식과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만성신부전의 문제점은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결과 만성신부전이 심혈관 합병증을 포함하는 다양한 합병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합병증에 악영향을 주기도 하여서 사망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만성신부전이 원인이 되어 다른 합병증에 사용되는 다양한 진단 수단이나 약물치료 등의 다양한 치료 수단을 활용할 수 없게 되어 예후가 나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만성신부전은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합니다. 조기 발견으로 원인 질환을 치료하고 잘 관리하면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고, 완치는 되지 않더라도 만성 콩팥병을 가진 상태로 잘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성신부전의 종류
신장은 네프론이라는 기능적 단위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네프론은 사구체와 세뇨관이 결합된 조직입니다. 사구체에는 작은 구멍이 있는데 이 구멍이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이나 적혈구는 못 빠져나가게 하고 다른 물질들은 모두 빠져나가게 합니다. 사구체의 작은 구멍을 빠져나간 물질들 중 포도당, 아미노산, 미네랄과 같이 우리 몸이 필요한 물질들은 세뇨관에서 다시 흡수됩니다.
사구체에 병이 생기면 단백질과 적혈구까지 빠져나가게 됩니다. 단백질 또는 적혈구가 망가진 사구체에서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된 것을 단백뇨 또는 혈뇨라고 합니다. 단백질 또는 적혈구는 세뇨관에서 재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사구체에서 걸러지지 않으면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따라서 단백뇨 또는 혈뇨는 콩팥의 네프론에 특히 사구체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신호가 됩니다.
신장 기능은 사구체에서 단위 시간 동안 노폐물을 걸러내는 정도를 나타내는 사구체 여과율로 측정됩니다. 그리고 크레아티닌은 일정한 속도로 생성되고 사구체에서 여과되는데, 세뇨관을 통해 다시 흡수되지는 않기 때문에 크레아틴의 여과율은 사구체 자체의 여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 됩니다. 정상 사구체 여과율은 90~120 ml/분/1.73㎡이며,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감소합니다.
만약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사구체 여과율이 60 미만이면 만성신부전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사구체 여과율이 60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혈뇨나 단백뇨가 있으면 만성신부전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혈액검사나 소변 검사가 정상이라도 영상검사에서 구조적 문제점이 확인되거나 전해질 불균형 등 다른 증상이 있으면 만성신부전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만성신부전은 사구체 여과율이 90 ml/min/1.73m2(이하 단위 생략) 이상이면 1단계, 60~89이면 2단계, 45~59이면 3a단계, 30~44이면 3b단계, 15~29이면 4단계 15 미만이면 5단계로 구분합니다.
크레아티닌을 활용한 사구체 여과율로 만성신부전이 확인되면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알부민의 양에 따라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단계별로 구별합니다. 알부민뇨가 30mg 미만이면 1단계, 알부민뇨가 30~300mg 이상이면 2단계, 알부민뇨가 300mg 이상이면 3단계입니다. 사구체 여과율이 낮고 알부민뇨가 많을수록, 그리고 같은 사구체 여과율이라도 알부민뇨가 많을수록 신장 기능의 감소가 심하며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만성신부전의 증상
만성신부전의 원인은 다양하고 그러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만성신부전의 주요 원인으로는 당뇨병, 사구체 질환, 고혈압, 다낭성 신장 질환, 감염, 약물 부작용 등이 있습니다.
만성신부전의 정도가 심할수록 심혈관계 질환 등의 합병증과 그로 인한 사망률이 모두 높아집니다. 투석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암 환자보다 낮습니다. 특히 당뇨병으로 인한 신부전의 경우 5년 생존율이 55%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만성신부전 환자는 정상인 보다 사망 위험이 7배 높습니다.
만성신부전은 신장의 특성상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관련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성 신부전으로 신장 기능이 감소하면 부종과 고혈압, 심부전, 요독증, 산염기 불균형,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신장 기능이 감소하면 염분을 적절히 배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염분 및 수분이 쌓이게 되어 부종과 고혈압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체액량과 및 부종이 증가하여 심장에 부담이 늘어나고 심장과 폐에도 영향을 주어 호흡 기능까지 저하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신장 기능이 감소하면 노폐물을 몸 밖으로 제대로 배설하지 못하게 되므로 요독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단백질의 대사산물인 질소, 인, 황 화합물 등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해서 체내에 남아 독성 물질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독성 반응을 요독증이라고 합니다.
신장은 전해질과 산염기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적혈구의 생산을 돕는 물질을 생산합니다. 그런데 만성 신부전으로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면 전해질 불균형, 대사성 산증,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만성신부전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염분과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금연과 체중관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