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옇거나 흐린 시야가 특징인 백내장은 대표적인 안구 질환이지만 그 초기 증상이 노안과 비슷하여 간과하기 쉬운 질환입니다. 백내장의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예후가 좋지 않고 너무 늦으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한 질환입니다.
백내장의 개념
백내장은 눈의 수정체가 어떤 원인에 의해 혼탁해져서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외부에서 눈으로 들어온 빛은 카메라의 렌즈의 역할을 하는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하여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에 영상을 맺습니다. 각막과 수정체는 망막에 초점을 맺을 수 있도록 빛을 모으는 역할을 합니다. 망막에 도달한 빛은 전기신호로 전환된 후 시신경을 통해 우리 뇌로 전달됩니다. 그런데 자외선 노출, 노화, 외상 등의 원인으로 수정체가 혼탁 해져서 빛이 수정체에서 정상적으로 통과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망막에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려지고 물체가 겹쳐 보이게 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백내장입니다.
대한민국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4년에 발표한 ‘주요 수술 통계 연보’에 의하면 최근 1년간 50대 이후의 연령에서 받은 전체 수술 중 ‘백내장 수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내장 환자 수는 2018년 134만 3558명에서 약 18% 증가하여 2022년 158만 2638명으로 증가하였습니다.
백내장은 발생 시기에 따라 선천적인 백내장과 후천적인 백내장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선천적인 백내장은 유전 등에 의해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백내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노화, 감염, 다른 질환의 증상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후천적인 백내장입니다. 그리고 백내장은 한쪽 눈에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두 쪽 눈 모두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백내장의 위험요인 및 증상
백내장의 주된 위험요인은 노화입니다. 노화로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것이 가장 많은 백내장의 원인입니다. 그 외에 외상으로 인한 수정체 변형, 흡연 및 음주, 다른 질병의 증상, 과도한 자외선 노출, 유전, 안구 질환 및 수술,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 치료 등도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백내장은 수정체 혼탁으로 시력이 저하되는 질병이므로 시력장애 이외에 별다른 통증은 동반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노안과 노화로 인한 백내장을 혼동하기 쉽습니다. 백내장의 주된 증상으로는 시력감퇴, 눈부심, 복시 등이 있습니다.
시력감퇴의 원인이 수정체의 혼탁이므로 수정체 혼탁의 형태와 정도에 따라 흐려지거나 왜곡된 시야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백내장의 경우 수정체 혼탁으로 빛이 망막에 제대로 맺히지 못하는 것이지 시신경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므로 시력감퇴가 심하여도 빛과 밝고 어두음 등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기에 수정체 혼탁이 수정체 주변부에 있을 때는 시력 저하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수정체 중앙 부위에도 혼탁이 발생하면 낮 시간에 시력이 떨어지는 주간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낮에는 동공이 수축하기 때문입니다. 백내장이 더 진행하여 수정체 전체가 혼탁하면 밝기와 상관없이 시력이 저하됩니다
빛이 퍼져 보이는 눈부심은 가로등 같은 밝은 빛을 바라볼 때 혼탁한 수정체를 통과한 빛이 산란되면서 빛이 퍼져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복시는 수정체 혼탁의 형태가 불규칙할 때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백내장이 있으면 사물의 색이 붉거나 노랗게 왜곡되어 보일 수 있고 혼탁해진 수정체 때문에 외부에서 볼 때 눈동자가 뿌옇고 흰색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백내장의 발생 초기에는 수정체의 굴절력이 증가되면서 일시적인 근시 상태가 되므로 돋보기가 필요하던 사람이 돋보기 없이도 잘 볼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이를 수정체 근시라고도 합니다.
백내장의 진단 및 치료법
백내장 진단은 시력 검사, 검안경 검사, 세극등현미경 검사, 그리고 안압 검사 등을 활용합니다. 백내장 진단 시 안구 검사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백내장 수술 전에는 각막굴절률 및 생체계측 검사와 각막내피세포 검사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세극등현미경 검사 백내장의 유무 및 형태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입니다. 검안경 검사 또는 안저 촬영은 백내장 수술의 예후를 판단하기 위해 망막이나 혈관, 시신경 등의 상태를 확인을 위한 검사입니다. 안압 검사는 녹내장 등의 질병 확인을 위한 검사입니다. 각막굴절률 및 생체계측 검사는 백내장 수술 시 삽입할 인공수정체의 도수를 결정하기 위한 검사입니다. 각막내피세포 검사는 각막내피세포의 상태를 확인하여 수술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측하기 위한 검사입니다. 각막내피세포는 각막의 투명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백내장 수술 시 내피세포의 손상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술 전 각막내피세포의 형태와, 세포수 등을 측정해 각막의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함으로써 수술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측합니다.
백내장의 치료방법은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으로 구분됩니다. 그런데 약물요법의 경우 백내장의 진행 속도를 느리게 할 수는 있지만 이미 혼탁해진 수정체를 원래의 투명한 상태로 회복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백내장 치료법에 있어서 약물 요법은 수술 이전에 활용하다가 백내장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내장 수술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우선 마취 상태에서 사동제를 넣어 동공을 확장시킵니다. 그 후 각막에 절개창을 만듭니다. 그리고 절개창을 통해 기구를 삽입하여 수정체낭의 앞쪽을 제거합니다. 그다음에는 초음파 기구로 혼탁해진 수정체의 핵을 제거합니다. 이렇게 혼탁하진 수정체를 제거한 다음에는 수정체낭 속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합니다. 절개창의 경우 보통 봉합하지 않지만 필요에 따라 봉합하기도 합니다. 최근 펨토초 레이저 등의 기기의 발달로 수술 기구 대신 레이저로 진행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