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손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손이 얼마나 자주 쓰이는지 그리고 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얼마나 삶의 질이 낮아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통증과 저림 증상이 특징인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 증후군)으로 인해 손을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고 제때 치료할 수 있도록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특징
손목터널증후군은 압박성 신경병증으로서 손바닥 쪽 손목 부위의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수근관(손목터널)이 여러 원인에 의해 좁아지면서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정중신경이 지배하는 손바닥과 손가락에 통증, 저림, 감각 저하, 부종, 근육 약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수근관이란 손바닥 쪽 손목의 피부조직 밑에 있는 손목 인대와 주변 구조물로 9개의 힘줄과 하나의 신경이 지나가는 일종의 통로(관, 터널)입니다. 손목 인대는 이러한 힘줄이나 신경이 손목을 지나갈 때 그 위를 덮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이처럼 힘줄과 신경 등이 모여서 지나가는 손바닥 쪽과 달리 손등 쪽은 힘줄, 신경, 혈관 등이 넓게 퍼져서 손목 부위를 통과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수근관 증후군, 수근굴 증후군은 모두 같은 뜻입니다. 정중신경은 감각기능과 운동기능을 모두 가지는 말초신경입니다. 정중신경은 손바닥의 약 2/3 가량의 감각을 지배하는데 엄지, 검지, 중지, 엄지의 절반 약지에 해당하는 영역의 손바닥 감각을 담당합니다. 대한민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의하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환자의 75.4%가 40~60대로, 여성 손목터널증후군 환자가 남성보다 약 3배가량 많았습니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연골이나 인대, 힘줄 등이 남성보다 약한 데 폐경 후의 호르몬 변화로 뼈, 연골, 인대, 힘줄 등이 급격히 더 약해져서 손목터널증후군 등의 근골격계 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주부가 폐경 후에 손빨래 등의 반복적으로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집안일을 많이 할수록 더 쉽게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성, 비만, 노인, 당뇨병 환자,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서 손목터널증후군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편입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 및 증상
정중신경을 압박하고 자극하여 저림, 통증, 마비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수근관의 공간을 줄이는 작용은 손목터널증후군이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정중신경이 압박받는 대표적인 경우는 첫째 손목의 터널 즉, 수근관이 좁아지거나 둘째 수근관 내부 공간이 좁아지는 경우입니다. 첫째 손목을 손바닥 쪽으로 많이 젖히거나 가로 손목 인대가 두꺼워지면 수근관 공간이 좁아집니다. 둘째 힘줄은 원활하게 미끄러지는 것을 돕는 얇은 막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손목의 힘줄이 자극을 받아 염증을 일으키면 힘줄을 감싸고 있는 막이 붓게 되면서 수근관의 공간이 좁아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골절, 감염, 염증성 질환, 외상 등으로 인한 염증이나 부종이 원인이 되어 수근관을 좁게 할 수도 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엄지, 검지, 중지, 손바닥 부위에서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과 손 저림, 이상 감각 등이 있습니다. 정중신경의 압박이 심하거나 증상이 많이 진행되는 경우에 엄지 부위 근육의 쇠약 및 위축 증상이 나타나서 엄지 주변의 근육이 위축되어 납작하게 되기도 합니다. 반면 새끼손가락 부위에는 정중신경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 잠자는 도중에 증상을 느끼는 것이 손목터널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 증상이 계속 진행되면 관련 근육이 약화되고 위축되면서 손으로 힘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운동 장애 증상도 나타납니다. 이러한 증상 때문에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이 진행될수록 주먹을 꽉 쥐거나 열쇠를 돌리는 동작이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물건을 잡는 능력이 떨어져 물건을 잡았다가 자주 떨어뜨리고 손의 감각 소실도 일어납니다. 또한 이러한 통증이 팔, 어깨, 목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진단 및 치료
손목터널증후군의 진단은 크게 문진, 손목 굴곡 검사(팔렌 검사), 신경 타진 검사(틴넬 징후), 정중 신경 압박 검사, 신경 근전도 검사(electroneuromyography), 단순 방사선(X-ray) 검사, 혈액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활용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그 특성상 신체검사도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손목 굴곡 검사(팔렌 검사)는 손목을 굽혀 양 손등을 대고 1분 안에 손이 저려 오면 손목터널증후군의 의심하게 되는 검사입니다. 신경 타진 검사(틴넬 징후)는 정중 신경 부위를 두드려서 손가락이 저리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하는 검사입니다. 정중 신경 압박 검사는 정중신경이 지나는 손목 부위를 깊게 눌러 정중신경이 지배하는 영역에 감각이상이나 통증이 있는지 여부로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하는 방법입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치료는 우선 보존적 치료로 시작해서 증상이 심각해지면 수술적 치료를 선택하게 됩니다. 보존적 치료로는 우선 휴식과 손목 고정을 위한 손목 부목을 활용합니다. 더 이상 손목에 과도한 자극을 주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제를 활용하여 증상이 나타난 부위의 염증을 제거합니다. 동시에 손목에 부담이 되는 생활습관 개선도 이루어져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손목터널증후군은 대체로 증상이 계속 심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만약 심하게 저려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경우, 3개월 이상의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이 꺼져서 힘이 약해지는 경우 등에는 신경이 심하게 손상되어 원상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수술적 치료는 가로 손목 인대를 잘라 정중신경 압박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수술로 손목 인대가 잘려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손목을 사용할 때는 손목이 뒤로 꺾여 있는 상태로 사용하기 때문에 손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수술로 손목 인대가 잘리면서 열린, 넓어진 공간이 유지되면서 손목 인대도 치유가 되어 그 원래의 기능을 회복하기 때문에 수술로 손목 인대를 자르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수술 후 2주 동안만 조심하면 그 뒤로는 정상 생활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최소 범위로 수술하여 흉터도 작고 수술시간도 10분 이내로 짧으며 당일 퇴원 후 가볍게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손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 치료 후에도 예방을 위해 손목을 구부리는 동작을 최대한 피하고 마우스, 키보드 등을 활용할 때도 손목을 최대한 펼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